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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건너소식/(바다건너)기후

이상고온 유럽 "지금 겨울 맞나?"



유럽의 많은 지역이 기상이변으로 눈이 사라진 따뜻한 정초를 맞고 있다. 2일 유럽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곳곳에서 기상관측 사상 최고의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지난해 12월 31일 밤 최저기온이 섭씨 12.3도로 1883년 이후 12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낮 최고기온도 14.3도로 예년 1월 평균기온인 7도에 비해 크게 높았다. 남부 지중해 연안도시 님 지역은 19.8도까지 치솟았다.

낮기온 섭씨 19.8도까지 상승
파리, 129년 만에 최고치 기록
눈 실종·신년 수영 행사 성황


독일도 쾰른의 1일 낮 기온이 섭씨 14도까지 올랐다. 브레멘과 에르푸르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도 역대 최고였던 2007년 1월 1일의 기록을 깨거나 근접한 기온을 보였다. 농부들은 철새인 두루미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계속 머물면서 농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네덜란드도 이날 기온이 섭씨 13도로 1921년 이래 가장 따뜻했다. 이밖에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르기까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이번 겨울철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나고 있다. 모스크바의 지난해 12월 27일 기온은 4.1도로 종전 12월 최고기록인 1898년의 3.3도를 훌쩍 뛰어 넘으며 113년 만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28일에는 모스크바 거리에 한겨울에 이례적으로 비가 내렸다.

스웨덴 대부분 지역에서는 눈이 사라졌다. 스웨덴 남부에서는 버섯이나 산딸기가 발견됐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스웨덴 동부 예블레의 지난달 27일 기온은 11.3도로 185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 높게 나타났다.

기상학자들은 유럽 상당수 지역이 지난해 봄과 여름엔 한때 예년보다 서늘했으나 가을과 겨울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등 계절에 따른 전형적 날씨가 바뀌고 있다면서 이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네덜란드 전역에서 벌어진 신년 맞이 야외 수영행사엔 모두 3만 6천여 명이 참가해 또 다른 신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북부 ?用?르크에서도 400여 명이 카니발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북해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겼다. 이탈리아 로마 등 여러 지역에서도 신년 수영 행사가 성황을 이뤘다.


영국의 천연가스 선물거래가는 11개월래 최저로 떨어지는 등 이상난동으로 서민들은 난방비가 줄어들게 됐다.

반면 경기침체에 시달리던 상인들은 연말 특수에 잔뜩 기대를 걸었으나 따뜻한 날씨로 판매량이 예년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오 기자 choice@busan.com·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