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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IPCC총회, 개혁요구 불구 성과없이 폐막 [경향신문]


한국에서 처음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32차 총회가 두드러진 성과 없이 14일 폐막했다.

IPCC 보고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기로 협의했으나, 집행위원회 설치 등 조직 개혁 부분은 태스크 포스를 결성해 차기 총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PCC 폐막
기자회견에서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IPCC도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제과학위원회(IAC)의 권고 사항을 일부는 즉각, 일부는 시간을 두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IPCC는 기후변화를 다루는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로 전세계 190여개국 25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나, 지난해 이른바 ‘기후게이트’가 터지면서 신뢰도가 추락했다.

IPCC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논문의 게재를 방해하고, 과학적 근거 없이 ‘히말라야 빙하 2035년 소멸’등을 예측했다는 것이다. 국제과학위원회(IAC)가 지난달 말 IPCC에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면서, IPCC 개혁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 이번 총회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기후 게이트’의 책임을 놓고 국제사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은 “2014년까지 임기를 채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5차 보고서 작성과 IPCC 변화를 감독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며 “주어진 역할을 마칠 때까지 의장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의장단 연임 제한 등 IAC 권고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일이며, 차기 의장단부터 적용될 문제”라고 밝혔다.

IPCC 내에 별도 집행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연구한 뒤 내년 5월 열릴 차기 총회에서 논의한다고 결정을 미뤘다.

IAC는 IPCC의 신뢰도와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기후변화 외 분야 전문가 3인이 포함되는 집행위원회를 꾸릴 것을 권고했다.

파차우리 의장은 “집행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섯불리 출범시키기 어렵다”며 “집행위원회를 포함해 보고서 작성 절차, 조직 운영·관리, 의사소통, 상충되는 이해관계 등 IAC 권고 내용 상당수가 4개의 태스크포스에서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IPCC 보고서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불확실성 가이드라인 강화’가 제안됐다. 보고서 저자들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하고 강화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필드 제 2실무그룹 공동의장은 “불확실성을 일관성 있게 다루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며 “현존하는 과학적 불확실성에 대해 좀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 ”고 말했다.

2014년에 발간될 5차 평가 보고서에는 지역 차원의 기후변화 문제, 지구 공학,
에어로졸 등 기후변화 관련 첨단 과학들이 중점적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총회는 내년 5월쯤 아랍 에미리트 공화국 아부다비에서 열리게 된다.

 부산/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